한.미 정상회담의 결과물은 '워싱턴 선언'.
뉴스를 보면 핵심이 한눈에 안 들어오는데 간단히 말해 북한의 핵 위협에 한.미가 어떤 방식으로 공동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합의.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대해 문재인 정부는 최대한 달래고 어르는 전략을 씀. 북한도 어느 정도 호응했고 내심 기대도 했음. 기존에 만든 핵무기는 최소한의 체제 보호 수단으로 그냥 두고 더 이상 추가 개발을 안 하는 조건으로 한.미 양국으로부터 경제적 반대급부를 얻고자 함.
그러나 서로의 기대치는 달랐고 동상이몽은 오래가지 않았음. 북한은 더는 기대할 것이 없다고 결론내리고 원래 계획대로 최대한 많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방향으로 선회.
윤석열 정부는 전임 정부가 물러터져서 북한에 휘둘렸다며 확고한 한.미.일 공조 체제 구축을 통해 북한을 힘으로 제압하겠다는 노선을 택함.
작년부터는 미국의 핵우산이 북한의 핵위협으로부터 확실하게 보호해 줄지 확신이 안 선다는 핑계로 자체 핵무기 개발도 불사하겠다며 군불을 슬슬 땜. 일부 언론이 깃발을 높이 들었고, 여론도 그쪽으로 움직임.
북한에 절절매지 않는 강력한 대통령이라는 이미지 메이킹을 하고 싶었던 윤통은 연초부터 자체 핵무장을 공공연히 언급.
어떻게 보면 한국이 미국의 테두리를 벗어나 마이웨이를 천명한 셈. 바로 이런 상황에서 천조국의 바이든 대통령이 윤통을 불러들임.
가서 크랩 케이크도 먹고 아메리칸 파이도 열창하며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던 것으로 보임.
이제 우리는 윤통이 남는 장사를 했는지, 밑지는 장사를 했는지 손익계산을 해봐야 함.
결론부터 말하면 밑지는 장사를 한 것 같음. 그것도 아주 밑지는 장사를.
이번 정상회담의 결과로 한국은 핵무장 시도를 완전히 포기하기로 함. 얼마 전까지 독자 핵무장을 부르짖었던 것을 고려하면 완전히 깨갱한 것인데 그 대가로 무엇을 얻었을까.
대통령실은 '미국의 핵 자산 공유'라고 함. 미국이 "형제와도 하지 않는다는 핵공유"를 한국과는 하겠다는 것처럼 들림. 과연 그런 의미일까.
워싱턴 선언에는 5가지 포인트가 있는데 하나하나 짚어보겠음.
1. 핵 협의 그룹(NGC, Nuclear Consultative Group) 창설
거창한 이름의 NGC는 한.미 양국이 북한의 핵 위협에 공동 대처하기 위해 만들겠다는 상설 기구.
NATO 소속 유럽 국가들과 미국이 만든 핵 계획 그룹(NPG, Nuclear Planning Group)을 참고했다고 하는데 여기에 함정이 있음.
러시아의 핵 위협에 공동 대처하기 위한 조직이지만 미국이 자기들이 가진 정보 공유만 하고 실질적인 핵 전략은 논의하지 않아서 속빈 강정이라는 불만이 많았던 것이 NPG임.
그리고 완전히 새로운 협의체를 만드는 것 같지만 한.미 양국은 2016년 10월에 고위급 외교・국방 전략협의체(EDSCG)를 만든 바 있음. 이때도 NPG를 참고했다고 했음. 사실상 기존에 있던 조직의 간판만 바꾼다는 비판을 비껴갈 수 없음. 물론 EDSCG도 미국이 혼자 북치고 장구쳤고 한국은 들러리에 불과했음.
2. 전술핵 재배치 불가
한국 입장에서는 이름뿐인 협의체가 아니라 북한의 핵무기에 대응할 핵무기가 필요함. 핵에는 핵이니까. 하지만 아무리 미국에 요청해도 주한 미군에 핵무기를 배치해 주지 않았음.
1980년대까지 주한 미군은 전술핵무기(한때 최대 700개)를 보유하고 있었음. 전술핵은 대포에 넣어서 쏘는 포탄이나 전폭기에서 발사하는 미사일 형태의 소형 핵무기임.
1991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이 이뤄졌고 주한 미군에 배치되었던 전술핵이 모두 철수했음.
북한의 핵위협이 너무 고조되고 있으니 이제 다시 전술핵을 배치해달라는 것이 윤 정부의 요구임. 그랬지만 미국은 완전히 생까고 한국에 전술핵 재배치는 없다고 확실히 못을 박음.
여기에서 잠깐 유럽에 배치된 미국 핵무기 현황을 짚어봐야 함.
NATO 회원국 중 미국을 제외하고 자체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는 2차 대전 전승국인 영국과 프랑스뿐임.
러시아의 항시적인 핵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미국은 NATO 핵협정에 따라 총 5개국(벨기에,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터키)에 핵폭탄과 핵미사일을 배치하고 있음. 유사시에 미 본토에서 폭격기를 날리거나 탄도미사일을 쏘면 시간이 너무 걸리니까 유럽 현지의 미 육군, 공군 기지 안에 상시 비치해두는 것임.
정말로 핵 공격을 하게 되는 경우, 해당 기지에서 전술핵무기를 동맹국 전폭기에 장착함. 비행기는 남의 것을 빌려 쓰더라도 핵무기는 미군이 자기들 무기고에서 꺼내 직접 달아주는 것임.
한국이 원하는 것도 바로 이런 방식임. 주한 미군에 전술핵을 재배치하고 유사시에는 우리 공군 전폭기에 달아줘서 바로 북한을 보복 공격하게 해달라는 요구였음.
미국의 반응은 네버 에버 NO임.
3. 미 핵 잠수함의 한반도 해역 상시 순찰
그런 식이면 눈에 보이는 확실한 대응책을 원하는 한국 내부의 불만이 커지게 됨. 그래서 한국의 여론을 달래려고 미국이 제시한 카드가 미 전략핵잠수함(SSBN)의 한반도 해역 상시 순찰임. 북한이 핵미사일을 발사할 조짐이 보이면 가까운 바닷속에서 미 원잠이 핵미사일을 발사해 북한을 재빨리 조져버리겠다는 것임.
이 전략원잠은 오하이오급을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수중배수량이 18,000톤이 넘고 트라이던트II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24기나 싣고 있음.
그런데 트라이던트II의 사정거리는 12,000km에 달함. 미국에게 전략 원잠은 매우 중요한 자산이라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한반도 근해까지 보낼 필요가 없음. 중국, 러시아의 공격 원잠이 득실득실하고, 북한 잠수함까지 미국 잠수함을 탐지하려고 눈을 부릅뜨고 있는 곳이기 때문.
간혹 언론에 미 해군의 오하이오급 원잠이 우리나라에 입항하는 장면이 나오겠지만 (최근에도 그랬음) 그것은 보여주기식 쇼고, 실제로는 토마호크나 하푼을 탑재한 버지니아급 공격 원잠이 한반도 해역에 정기적으로 파견될 가능성이 높음.
4. 한국 재래식 무기 + 미국 전략자산 통합
우리 군은 재래식 전력에서는 북한을 멀찌감치 따돌렸음. 문제는 북한의 핵전력이 그런 전술적 우위를 말끔히 상쇄한다는 것. 그래서 핵 보복은 못 하지만 그에 준하는 카운터 펀치는 꾸준히 준비해 왔음. 육군 미사일 사령부가 관할하는 현무 시리즈 미사일이 바로 그것임.
밀덕 문재인 정부는 한미 미사일 협정으로 규제받던 탄두 중량과 사거리를 완전히 풀어버리는데 성공함. 가장 최신형인 현무V의 경우, 스펙이 오락가락하는데 사거리 300~3,000km, 탄도 중량 8~9톤으로 추정됨. 이 스펙이 맞다면 지구상에 존재하는 재래식 미사일 중 가장 덩치가 큰 괴물 미사일임. 최종 낙하 속도가 마하 10에 달해 요격이 거의 불가능하고 소형 전술핵무기에 준하는 파괴력을 지닐 것으로 평가됨.
우리가 온갖 견제를 받아 가며 눈물겹게 개발한 자위 수단인데 그것이 미국의 통제 아래 놓일 수 있으니 별로 좋아할 일이 아님.
5. 한국의 핵무기 개발 포기 선언
자체 핵무장을 부르짖던 윤통은 미국에 가서 핵확산금지조약(NPT) 조약을 준수하고, 한미원자력 협정을 준수하겠다고 백기를 들었음.
뭐라고 미화하든 미국으로부터 나대지 말라는 잔소리를 심하게 듣고 앞으로는 형님이 시키는대로 하겠습니다 하고 꼬리를 내린 것으로 볼 수밖에 없음.
한미원자력 협정 준수는 원자력 주권의 포기로 이어질 우려가 있음. 미국과 일본은 1988년에 원자력 협정을 맺었는데 핵무기에 전용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일본이 우라늄연료 농축과 사용후 핵연료의 재처리를 미국이 인정하는 내용임.
문제는 일본이 2016년 기준으로 원자폭탄 6,000개를 만들 수 있는 47톤의 플루토늄을 누적해왔다는 점임.
언제 현실이 될지 모르는 일본의 위협을 늘 의식하는 우리이기에 일본과 같은 수준의 원자력협정을 미국과 맺기를 원했음. 노골적이지 않게 정중동하며 잠재적 핵능력을 갖추고자 했던 것인데 완전히 물건너 갔음.
우리는 지금까지 코앞에 있는 북한의 핵 위협에 시달리면서도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고 국제적 규칙(NPT)을 준수하는 의연한(?) 나라로 포지셔닝해왔음.
그런 포지셔닝으로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었고 군사적 실리 또한 쏠쏠하게 챙겨왔음. 하지만 그런 긍정적 이미지도 한 방에 날려먹었음.
이제 한국은 어떻게 해서든 핵무장을 하려고 하다가 미국에게 한소리 듣고 백기를 든 나라라는 인상을 대외적으로 주게 되었음. 그렇게 되면 우리가 지금까지 쥐고 있던 꽃놀이 패를 잃어버리게 됨.
지금까지 매우 길게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를 분석했음. 내용 자체에 동의하지 않는 분도 있을 것이고 디테일한 부분에 동의하지 않는 분도 있을 것임. 그렇게 서로 다른 의견이 맞부딪치면서 무엇이 진정으로 국익을 지키는 일인지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 가야 함.
다 읽으셨다면 공감하겠지만 우리를 둘러싼 안보 지형이 크게 바뀔 수 있음.
미국의 공격원잠이 우리나라를 지켜준다며 한반도 근해를 자기 앞마당처럼 돌아다닌다면 중국, 러시아, 북한이 어떻게 대응하겠음?
우왓 천조국의 잠수함이다, 너무 무섭고 벌벌 떨린다, 꼭꼭 숨어있자 그럴 것으로 보시는지. 오히려 더 많은 잠수함을 배치해서 맞대응할 것임. 가뜩이나 주변 4강과 북한을 상대하느라 군사적으로 늘 긴장 상태인데 앞으로는 군사적 긴장의 수위가 훨씬 높아질 것임. 과연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이런 상황인지 자문해야함.
겸.공에 출연한 어떤 교수의 발언이 기억남. "전략적 자율성이 있으면 동맹이고, 없으면 속국이다."
우리는 미국의 동맹일까, 아니면 속국일까.
*이 포스팅은 다음 칼럼 내용을 재구성한 것임. 원문을 보시기 바람 --> 비즈한국, [밀덕텔링]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 '핵 협의 그룹'과 '전략자산 전개'의 실체(http://www.bizhankook.com/bk/article/25541)
<참고할 기사>
*[내일시론] 미국 국익에 충실한 한미정상회담(http://www.naeil.com/news_view/?id_art=458982)
*한겨레, “미국이 형제와도 안 하는 핵공유를 한국과 한다고요?”(https://m.hani.co.kr/arti/politics/polibar/1076654.html)
*연합, 외신 "워싱턴선언, 韓핵개발 목소리 막으려는 美고심 반영"(https://www.yna.co.kr/view/AKR20230426175300009?input=tw)
*MBC, 백악관 "확장억제 새로운 건 아냐"‥미국 언론 "한국 달래기 위한 것"(https://v.daum.net/v/20230427195515440)
*연합, 美 고위당국자 "워싱턴 선언, 사실상 핵공유는 아니다"(https://www.yna.co.kr/view/AKR20230428031400071?input=tw)
*OBS 뉴스, 뻔한 패턴 반복..13년 된 미일 협의체도 쳇바퀴(https://www.youtube.com/watch?v=uTAuDT4MSjY)
[글로벌 펀드자금 동향]
- 자료: 국제금융센터
- (단위: 달러)
- 2월 8일~4월 26일 (수요일)
<글로벌 주식 펀드>
1. 선진국
- 서유럽을 중심으로 유출폭 확대
- -22억 -> +0.4억 -> -3억 -> -61억 -> -4억 -> +42억 -> -49억 -> -64억
가) 북미
-북미 주식펀드 유출 지속
- -51억 -> +34억 -> -14억 -> -60억 -> -12억 ->+50억 -> -25억 -> -27억
- 컨퍼런스보드 경기선행지수(LEI)는 이미 침체의 영역에 들어섰음에도 불구하고 EPS 추정치 컨센서스와는 괴리가 있는 상황. 그러나 과거 사이클을 감안할 때, 시간이 지나면 실적 부진이 현실화 될 것으로 예상(Barclays)
나) 서유럽
– 서유럽 주식펀드 유출폭 확대
- -2억 -> +9억 -> -14억 -> -13억 -> -6억 -> -9억 ->-11억 -> -12억 -> -30억
- 시가총액 기준 9%를 차지하는 기업들의 `23년 1분기 실적발표 결과 평균 4%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 하지만 성장이 멈추고 금리가 상승하고 있으며 임금이 높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23년 전체 EPS는 현재 추정치에서 5% 하락할 전망(GS)
2. 신흥국
- 아시아를 중심으로 유입폭 확대
- -1억 -> +30억 -> +9억 -> -5억 -> -2억 -> +23억 -> +64억
- 중국은 리오프닝에 따른 소비 증가로 강한 회복세에 진입. 새로운 신용사이클 시작에 힘입어 향후
2분기 동안에는 투자가 성장세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 이에 따라 현재 `23년 GDP 성장률
추정치를 기존의 5.5%에서 6.3%로 상향(BofA)
3. 아시아 주요국
- 중국 중심으로 순유출 전환
가) 한국 (단위: 달러)
- 유출 전환
- +8.7억 -> -16.1억 -> -3억 -> -1.8억 -> +2.5억 -> +9.3억 -> +0.5억 -> -2.7억
나) 중국
- +2.5억 -> -3.8억 -> +20.8억 -> +12.5억 -> 2.5억 ->-2.3억 -> +14억 -> -15.8억
<글로벌 채권펀드>
1. 선진국
- 북미 중심으로 유입폭 확대
- +63억 -> +102억 -> +85억 -> +8억 -> +7억 -> +32억 -> +145억 -> +32억 -> +40억 -> +83억
가) 북미 채권 펀드
- 북미 채권펀드 유입폭 확대
- +61억 -> +12억 -> +54억 -> +35억 -> +115억 ->+29억 -> +20억 -> +43억
- 글로벌 금융위기 전, G10 국가 중앙은행들은 은행 스트레스 발생시 70%가 6개월 이내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하는 등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실시하였음. 이로 미루어 볼 때, 연준의 금리인상 추세는 최종 국면(home stretch)에 다다랐다고 판단(GS)
나) 유럽 채권 펀드
- 유럽 채권펀드 유입세 지속
- -9억 -> -21억 -> +2억 -> +18억 ->+5억 -> +21억 -> +23억
-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HICP) 기준 근원인플레이션은 전년동기대비 5.7%로 사상 최고 수준이지만 물가 상승 모멘텀이 안정화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는 신호도 출현하고 있음. 이후 9월까지는 5% 초중반에 머무르다가 `23년말까지 3.2%, `24년말까지 1.8%에 이를 것으로 전망(Barclays)
2. 신흥국 채권 펀드
- 유출 전환
- -19억 ->-9억 -> -5억 -> -9억 -> +6억 ->-9억
- 연준 정책 불확실성과 선진국 은행 스트레스는 자국내 요인에 따라 통화정책을 결정하려는 신흥국
중앙은행에 외부 리스크로 작용(JPM).
- 또한 시장에서는 단기적인 관점에서 미국 경기 둔화 가속화와 인플레이션 지속 전망이 대립하고 있어 장기물과 달리 단기물 전망에 불확실성으로 작용(Citi)
[주간 신흥국 CDS 및 환율 동향]
1. CDS
- 신용위험은 콜롬비아 제외 대부분 하락
- +22bp -> +5bp -> -13bp -> +4bp -> -44bp -> +7bp -> -1bp
2. 환율
- 통화가치는 콜롬비아남아공 중심으로 하락 지속
- +0.9% -> +1.7% -> -0.5% -> +1.5% -> -0.7% -> -0.3%
[자료 출처]
TNBfol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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