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 사건에 대해서 의미있게 써준글이네요
이 글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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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ㅣ 주호민 사건과 그에 대한 사회의 반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이 있어서 간단하게 메모.
아직 사건의 전모가 명확히 밝혀진 것은 아니니 법적인 잘잘못을 가리기는 이른 시점이다.
더불어 항상 아이를 지켜내야 하는 한 사람의 부모 입장에서 봤을 때, 주호민의 대처가 이해가 가는 부분이 있다. 사실 내가 같은 상황이라면 여러가지 사정에 의해 주호민처럼 대처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행동이 적절한 행동이냐 하면 전혀 아니라고 본다.
사회는 많은 부분 상호 호혜와 의리로 지탱된다. 확인된 사실에 따르면 해당 특수교사는 이미 한 차례 다른 아이에게 가해 행위를 한 주호민의 자녀를 옹호했으며, 그래야 할 의무가 없음에도 피해자 부모를 설득해 갈등을 원만히 처리해준 전력이 있다. 그렇다면 특수교사가 다소 문제가 있는 대응을 해서 자신의 자녀에게 피해가 발생했다 할지라도, 주호민 역시 어느정도 선에서 그 실수를 관용하고 용인하는 게 맞다. 남이 해 주는 호의는 다 받아먹으면서 자신은 남의 실수를 받아주지 않는 것은 불량한 행동이다.
고소 자체는 가족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주호민은 자신의 자녀가 다른 학교로 전학을 완료한 후, 그러니까 자녀에게 더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된 후에도 특수교사에 대한 소송을 취하하지 않고 밥줄을 끊으려 했다. 이는 방어와 보호의 차원을 벗어난 것이다.
이런 의리없는 자가 아무런 사회적 지탄을 받지 않게 된다면, 공동체 결속 유지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당장 교사들부터 학생들에게 의무 없는 호의나 호혜를 건네지 않게 될 것이다.
이 사건에 대한 반응 중 다소 흥미로운 부분은 이른바 '중립 기어'를 박는 사람들의 심리인데. 그들은 자신이 나중에 비슷한 상황에 놓였을 때 주호민처럼 행동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사건에 대한 판단을 회피하는 것 같은 인상을 준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이미 드러난 사실 만으로도 주호민의 행동은 사회적으로 지탄받아 마땅하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아마 나는 비슷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주호민처럼 행동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가지나 삶을 살아가는 주체로서 나의 결단이자 선택이지, 그 행동이 옳거나 맞기 때문에 내리는 결정은 아니다. 이 경우는 오히려 그게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아야 할 행동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비판이나 비난 위험을 감수하고 내리는 결정에 가깝다.
내 행동과 사회적으로 옳은 행동, 이 두 가지는 서로 별개다. 우리는 때때로 사회적으로 문제가 있는 행동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렇게 해야 할 때가 있다. 거꾸로 상대방의 선택을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이해하면서도 사회적 맥락에서 강력하게 비판해야 할 때도 있는 것이다. 주호민 식의 선택을 '부모로서 맞는 행동'이라는 식으로 굳이 합리화하지 않더라도 나는 괜찮다.
성인의 삶은 아이와는 달라서 때로는 뭘 골라도 욕을 먹을 수밖에 없는 선택지와 마주한다. 그걸 이해하고 견뎌내는 힘을 길러가는 사람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출처 https://www.facebook.com/100001122291763/posts/pfbid02UqsRcKp7xkz5zye5zdfh5wdKE8n2c6W476b8KufxWoxTyvMqM2R6qU6RKtrvTBzcl/?mibextid=Nif5o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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