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람들이 어딜 가나 ChatGPT 얘기만 한다.
퍼미 ㅣ 요즘 사람들이 어딜 가나 ChatGPT 얘기만 한다. ChatGPT가 구글을 갈아버릴거고, 검색의 패러다임이 바뀔거고,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거고...
나는 이런 시각에 좀 회의적이다.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지금의 검색 시스템은 검색 그 자체를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의 검색 의도를 파악하고, 그걸 어떻게든 비틀어 자신의 플랫폼 위에서 물건을 팔아먹는 게 요즘 검색 플랫폼들의 주 목적이다.
대화형 챗봇 시스템은 하루 종일 내가 잘 모르는 주제에 대한 얘기를 하기에는 즐겁다. 그러나 내가 잘 아는 분야에 대한 얘기를 나누거나, 챗봇놈이 나한테 물건을 팔아먹으려고 하는 순간 그 즐거움은 상당히 반감된다.
그것은 내가 상대방을 인격으로 인지하느냐 아니냐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가령 어떤 사람이 네이버쇼핑에서 최저가 검색을 했는데 최저가가 아닌 상품이 최저가 링크로 소개되었다고 치자. 그래도 그 사람은 화를 내거나 악감정을 가지지는 않는다. 자기가 원해서 검색을 했는데, 기계가 검색에 실패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처럼 얘기하는 ChatGPT가 대화 중에 이용자의 구매 의도를 파악하고 최저가 링크를 띄웠는데, 그게 최저가가 아니라면 사람은 배신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일상에서 사기를 당하는 것과 비슷한 경험이 되어버린다.
어떻게 인간이 기분 나쁘지 않게 물건을 팔아먹을 것인가. GPT 알고리즘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데는 젬병이다. 인간은 그냥 웹에서는 이런 문제를 푸는데 참고할 만한 대화를 많이 나누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1:1 대화가 특화된 SNS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사용자에게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이게 가능한 사업자가 몇 되지 않는다.
나는 GPT 시리즈가 상당 시간 베타 서비스를 거치고 결국 돈 버는데에는 애매하게 실패할 것이라고 본다. 범용은 원래도 돈이 안 되었지만, 앞으로는 더 돈이 안 될 것이다. 코딩은 코파일럿이 훨씬 잘하고, 런웨이ML은 GPT 시리즈는 손도 못 대는 비디오 편집이 가능하다. 지금은 전문가가 되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