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건영님긍 ㅣ 와.. 상당히 춥네요.. 손이 얼어서 타자가 잘 안되는데요, 오타가 많더라도 많은 이해 부탁드립니다. 우선 1부에서는 지난 1년 동안 어떤 이슈가 시장을 뒤흔들었는지.. 그리고 2022년 초, 정확히 1년 전에 했었던 전망에서 다루었던 얘기들이 어떻게 작용했는지를 전해드렸습니다. 본격적으로 연간 전망을 적어볼까 합니다.
올해 1년은 Buy the Dip이라는 심리와 연준의 강한 긴축이 계속해서 충돌해왔죠. 이 정도면 연준이 올릴만큼 올렸다.. 모든 악재는 반영되었다. 여기서 더 올리면 그건 크게 실수하는 것이다… 그래도 올렸으니 이제 경기 침체는 따놓은 당상이고 내년에 연준은 기준금리 인하에 들어갈 것이다. 연준이 지금은 저렇게 기준금리 인상한다고 호기를 부리고 있지만 결국에는 굴복하게 될 것이다.. 이런 기대가 한 쪽에 있었구요… 이런 데 아랑곳하지 않고 인플레이션 하나를 보면서 꿋꿋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연준이 반대편에 있었죠. 그 때마다 시장의 기대가 무너지면서 한껏 기대를 갖고 하늘로 치솟던 주가가… “아닌가.. T.T” 하면서 밀려내려오기를 반복했죠. 이런 Buy the Dip의 심리는 특히 올해 상반기에 보다 뚜렷했는데요.. FOMC 이전에는 긴장을 하다가.. FOMC만 지나면 급등세를 보이곤 했죠. 기준금리 인상은 호재가 됩니다. 왜냐구요…. 기준금리 인상하면 경기 둔화가 찾아올 테니까요… 그럼 연준은 금리를 내리겠죠. 공짜 돈풀기가 다시금 시작되면 자산 시장은 다시금 방긋할 겁니다.
그런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경기 침체가 찾아와서.. 금융 시장이 혼란스러운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면 어떤 투자 전략이 필요하냐구요… Buy the Dip의 논리를 따라가면요… 주식 몰빵이 답니다. 경기 침체는 대형 호재죠. 주식을 살 수 있는… 일을 안하고 돈을 벌 수 있는 대형 호재가 됩니다. 경기 호황은 주가를 밀어올리는 것이고.. 경기 침체는 돈 풀기로 주가를 더욱 크게 밀어올리는 것이라면 주가는 떨어질 수 없는 거죠. 파월 연준 의장이 했던 얘기도 무리는 아닌 것이..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 가격이 크게 올라서 퇴사를 한 사람들이 많기에… 노동력의 공급이 부족하다는 점… 일리가 있는 얘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럼 이런 Buy the Dip은 왜 생겨난 것일까요. 네.. 금융 위기 이후 지난 15년의 기억이 이걸 만들어낸 것이죠. 시장이 흔들리면 어김없이 거대한 돈 풀기가 시작되고… 거대한 돈 풀기는 자산 가격의 상승을 만들어낸 겁니다. 고층 빌딩에서 뛰어내렸더니 스파이더맨이 어김없이 구해줍니다. 그럼 심심하면 뛰어내리면 되는 것 아닐까요. 스릴도 느끼고 스파이더맨도 만날 수 있으니까요. 처음에는 한 두명이 뛰어내리겠지만 나중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런 어트랙션을 즐기게 될 겁니다. 08년 금융 위기, 11년 유럽재정위기, 15년 중국 위기, 19년 무역분쟁, 그리고 20년 코로나 사태까지 어김없이 강한 통화 완화가 따르면서 자산 시장이 뜨거워졌던 기억이 있었죠. 가장 분위기가 안좋을 때 겁먹지 말고 투자를 하면 어김없이 성과를 냅니다. 이게 지난 15년 동안 시장 참여자들이 해왔던 학습이죠. 그런데요… 15년의 학습을 넘어서 찾아온 40년만의 인플레이션은 그 15년의 패턴이 워킹하지 못하게 할 수 있습니다.
경기 침체 그 자체가 호재가 아니구요.. 경기 침체를 해결하기 위해 돈을 푸는 것이 자산 시장에 호재가 되었던 것이죠. 경기 침체는 디플레이션 위험을 높입니다. 디플레는 물가의 하락 & 화폐 가치의 상승을 의미하죠. 물가가 하락하고 화폐 가치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가득합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디플레가 하나의 고질병처럼 자리잡게 되죠. 화폐 가치가 오를 것 같다는 두려움이 크다면 화폐 가치를 밀어내리는 정책을 써야겠죠. 그게 바로 돈 풀기입니다. 화폐의 가치를 밀어내리려면 화폐의 공급을 늘려주는 게 맞겠죠. 그래서… 돈 풀기가 어김없이 나타났던 겁니다. 그런데… 이제 40년 만의 인플레가 찾아왔죠. 인플레는 물가의 상승 & 화폐 가치 하락을 말합니다. 화폐 가치가 하락할 것 같은데.. 과연 화폐의 공급을 늘리는 돈 풀기가 가능할까요. 경기 침체가 찾아오는 게 호재가 아니라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돈 푼 것이 호재라고 했죠. 그런데 인플레가 그 앞을 가로막으면 돈 풀기는 쉽지 않죠. 올해 내내 시장은 돈 풀기 전환을 해주기를 바랬는데요… 그 희망을 번번히 꺾어버리고 있습니다.
빨리 지금의 이 어려움에서 벗어나서 돈 풀기로 전환했던 그 과거의 좋았던 기억으로 돌아가고 싶죠. 누구나 어려운 상황이 닥치면 빨리 이 상황에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러-우 전쟁도 금방 끝날 것이라는 낙관론이 강했죠. 그리고 인플레 역시 40년 만에 찾아오다보니.. 금방 끝날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구요.. 그게 “일시적” 인플레이션의 신화를 만들어낸 것이죠.
인플레이션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희망은 인플레가 꺾이는 모습이 나타날 때마다 큰 힘을 불어넣어주죠. 사실 미국의 인플레가 관심거리는 아니죠. 미국의 인플레가 꺾여서 돈 풀기가 재개되는 것이 관심의 핵심 아닐까요. 그러다보면 미국 인플레가 고개를 살짝 숙이기만 해도 강한 기대를 낳게 만듭니다.
Loss Aversion이라는 게 있습니다. 한국말로는 손실 혐오죠. 사람들은 5% 이익을 통해서 얻는 기쁨보다… 5% 손실을 봤을 때 받는 스트레스가 훨씬 크다고 하죠. 손실을 너무나 싫어하는 겁니다. 하나의 심리가 되는 거죠. 그런데… Loss Aversion에 대한 두려움 못지 않은 크기로 그 두려움도 존재하는 듯 합니다. FOMO(Fear of Mission out)… 이 그거죠. 나만 이 상승의 기회를 놓칠 것이라는 두려움… 그것도 큰 듯 합니다. 인플레가 제압만 되면 돈풀기가 재개되고… 그럼 강한 주식 시장 반등이 나와줄텐데… 그걸 누릴 수 없다는 두려움… 그럼 자산 시장에서 쉽게 물러나기가 어려워집니다.
핵심은요… Buy the Dip이나 FOMO나 모두 심리입니다. 그리고 그 심리는 과거의 학습을 통해서 배워온 것이죠. 15년의 돈 풀기가 만들어낸 관성에서 벗어나는 것이 쉽지 않을 겁니다. 그 관성에서 벗어나는 것보다는… 반대로 연준이 인플레를 빨리 제압하고, 혹은 제압이 안되면 인플레 목표를 변경하면서 돈 풀기로 돌아서기를 기대하게 되겠죠. Buy the Dip이나 FOMO… 모두 심리라고 했죠. 심리는 언제 변하게 될까요. 예봉이 크게 꺾이면 변하곤 하는데요… 이게 참 독특한 것이… 하락하면 사라.. 가 핵심이쟎아요.. 예봉을 꺾는 것이 강한 하락이라면… 되려 이런 심리를 보다 강하게 자극하곤 합니다. 그럼 이 외의 방법이 필요한 거죠. 다른 하나는요.. 지치게 만드는 겁니다. 사기가 아무리 강해도… 장기전에 돌입하게 되면… 쉽게 이 전쟁이 끝날 것 같지 않으면 힘이 많이 빠지면서 점점 그 심리의 기세가 줄어들게 되겠죠. 내년 한 해는… 연준 기준 금리 인상의 거의 막바지에서 Buy the Dip과 연준의 인플레 제압을 위한 강한 긴축 스탠스의 충돌, 그 클라이맥스가 다가올 것으로 생각해봅니다.
40년 만의 인플레이션은 상당히 많은 투자 환경의 변화를 가져왔죠. 어쩌면 꽤 많은 시장 참가자들은 40년 만에 되돌아온 새로운 시장의 패턴 앞에서.. 지난 15년 동안 이어왔던 패턴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지난 15년 동안의 환경으로 되돌리고 싶은 마음… 그 가운데에서 나타나는 충돌들.. 그게 지난 1년의 하락장을 만든 것 아닐까요. 오늘은 시장의 심리를 읽어봤습니다. 내일은 연준의 스탠스를 정리해보죠. 연간 전망 2부 줄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