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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금리가 갖고 있는 구조적 결함을 시장이 인식하면서

무열이 서로구독 구해요 2023. 4. 6.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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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님글 ㅣ 아침에 글을 포스팅했어야 하는데 죄송합니다. 조금 늦게 포스팅합니다. 전일에 이어서 일본은행 말씀을 드려보겠습니다. 이렇게 설명을 드려보죠. 미국 물가가 높죠. 미국이 금리를 인상합니다. 그런데 다른 국가들이 금리 인상을 하지 않으면 미국과의 금리 갭이 벌어지게 되겠죠. 그럼 달러의 매력이 더 높아지는 문제가 생기면서 달러가 강세 & 해당국가 통화 약세.. 이런 그림이 그려지겠죠. 원화 약세, 엔화 약세, 위안화 약세.. 그 종국에는 킹달러가 존재한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해당 국가 통화가 약세로 전환이 되면 수입 물가가 오르는 문제가 생기겠죠. 수입 물가의 상승은 자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게 되고.. 자국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 어쩔 수 없이 금리 인상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이 얘기는 한국 뿐 아니라, 일본, 유럽, 중국 모두에 해당되는 얘기겠죠.

그럼 이 문제를 어케 해결할까.. 국가별로 다릅니다. 죽어도 금리를 인상해서는 안되는 국가들이 있을 겁니다. 부채 부담이 크거나.. 너무 오랜 기간 디플레를 겪어서.. 그리고 너무나 회복이 연약해서 금리 인상의 부담이 큰 국가들이 있을 겁니다. 이들은 물가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상을 할 수 없죠. 그럼 미국과의 금리차가 더 벌어지게 되니.. 통화 약세가 보다 심해지겠죠. 그럼 물가가 더 높아지면서 물가 상승의 칼날을 맞게 됩니다. 물가 부담을 줄이려면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데요.. 그럼 높아진 금리의 칼날을 맞게 되겠죠. 어느 칼에 죽을래.. 의 문제가 되는 겁니다.

한국의 경우 가계 부채 부담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응하고 있죠. 그러나 미국만큼 빠르게, 그리고 높게는 올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달러원 환율의 상승을 이렇게 설명할 수 있겠죠. 미국보다 조금 덜 올리기.. 이게 한국을 비롯, 유럽, 캐나다, 호주, 영국 등의 대응이라고 보시면 될 겁니다. 이와는 다소 다른 곳이 있죠. 중국은 자본 통제가 가능한 곳이죠. 중국은 인플레 압력이 낮은 만큼 되려 지금 시장이 그렇게 원하는 경기 부양을 하고 있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른 하나는 일본입니다. 엔화 약세로 인한 인플레 압력 확대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상을 하지 않고 있죠. 그럼 어떻게 대응하는가… 미국과의 제한적인 공조를 토대로 외환 시장에 개입해서 엔 강세를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죠. 네.. 금리를 올리지 않아도 대응이 되는 것은 직접 보유하고 있는 달러를 팔고 엔화를 사들이면서 달러 약세 & 엔화 강세를 유도하고 있는 거죠. 이게 그 유명한 환율 개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요… 환율 개입은 근본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죠. 일시적으로 달러 강세를 인위적 방식으로 눌러주는 임시 방편에 불과합니다. 되려 보유하고 있는 외환보유고를 소진하는 만큼… 시장에 매도할 수 있는 달러가 모두 소진되었을 때 느끼는 부담감은 더욱 커질 수 있죠. 그럼 이런 임시방편을 왜 하는가.. 시간을 벌기 위해서입니다. 당장의 엔화 약세를 조절할 수 있죠… 그럼 나중에는??? 네.. 혹시.. 시장 모두가 기대하는 것 중에 연준 피벗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연준의 금리 인하가 머지 않았다면… 지금 굳이 금리를 끌어올리면서 시장에 혼란을 줄 필요가 없습니다. 이 악물고 외환 시장 개입으로 버티면서 미국 금리 인하를 기다리는 것이 답일 수 있죠. 네.. 금리차는요.. 일본이 금리를 올리면서 좁힐 수도 있지만… 미국이 금리를 내리면서 좁힐 수도 있습니다. 그 날이 머지 않았다면… 힘들더라도.. 외환 보유고가 소진이 되더라도.. 설령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더라도 환율 방어를 하면서 대응할 수 있겠죠.

잠시 여담을 하나 드리면요.. 일본의 통화 정책은 독특하죠. 2012년 아베노믹스가 시작된 이후 이어져온 양적완화… 그게 한계에 봉착하면서 2016년 1월 27일 일본은 전격적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합니다. 그런데요.. 이 마이너스 금리가 갖고 있는 구조적 결함을 시장이 인식하면서 일본 외환 시장이 격렬하게 반응하기 시작했죠. 이게 2016년 1~2월을 장식합니다. 이걸 해결하지 못하고 일본은 상당한 어려움을 겪다가 2016년 9월에야… 미국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의 컨설팅을 받고 문제를 해결하죠. 네.. 지금의 YCC를 도입한 겁니다. 10년 국채 금리를 0.1% 이상으로는 올리지 못하는 제도를 도입한 거죠. 0.1%이상으로 금리가 치솟으면… 국채를 마구 사들여서.. 국채 가격을 높이는.. 그렇게 해서 국채 금리를 잡아내리는 대응을 하는 겁니다. 이후 일본의 외환 시장은 안정을 찾았구요… 2018년에 미국 금리 인상 시기에 0.25%로 YCC의 상한을 한 차례 올려놓은 이후… 지금까지 0.25%라는 상한은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금리가 그렇게 튀어올라가도 올리지 않고 버티고 있는 것이죠. 2016년의 거대한 혼란과.. 간신히 이어져온 지난 6년간의 균형이 예기치 못한 YCC상한 인상(이번처럼 0.25%에서 0.5%로 올리는 방식)으로 무너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 존재했던 거죠.

그런데요… 문제가 더욱 좀 심각해집니다. 미국 국채 금리가 올라가죠. 그럼 일본 국채 금리도 딸려올라가야 하는데.. 그걸 일본 중앙은행이 0.25%이상으로 올라가지 못하게 막고 있는 겁니다. 어케 막느냐… 금리가 올라올 때마다 0.25%밑으로 내려갈 때까지 무한정 10년 국채를 사들이는 거죠. 이른 바 무력 제압을 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미국 금리가 하늘까지 치솟으면… 그만큼 일본 금리 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이고… 이런 압력에도 불구하고 일본 금리가 상승하는 것을 막으려면 양적완화를 통한 10년 국채 매입을 더욱 늘려야 하겠죠. 너무 많은 국채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일본중앙은행은 일본 전체 국채 발행량의 50%이상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격이 고정되어 있으니.. 0.25%이상 금리가 올라가지 못하게 마구잡이로 국채를 사들이고 있으니.. 시장 경쟁을 통한 가격 형성은 불가능하고 오로지 일본 중앙은행이라는 고래가 얼마나 사들이는지가 중요합니다. 그럼 채권 시장에서 더 이상 국채를 사들이고 싶은 마음이 없어지지 않을까요. 일본 채권 시장에서는 일본중앙은행이 다 해먹어라.. 이런 생각을 갖게 될 겁니다. 그럼 채권 시장이 사실 상 마비되는 일이 벌어지겠죠. 네.. 가격이 고정된 시장입니다. 고정 금리. 혹은 고정 환율 시장이라고 해보죠. 가격 형성이 시장 원리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 아니니… 시장 원리라는 것이 작동하기 힘들었겠죠. 시장 경쟁보다는 일본 중앙은행이 언제 얼마나 사들이느냐에 따라 결판이 나니.. 대부분 시장 참여는 하지 못했겠죠.. 네.. 사실 상 시장 가격을 만들어 거래를 이끌어내는 시장의 고유한 기능이 마비된 겁니다.

자.. 일본은 고민에 빠집니다. 그냥 계속 낮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으면 부작용이 점점 커지는 거죠. 우선 엔 약세로 인한 수입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며 국내 물가 상승률이 높아지는 문제가 하나일 겁니다. 그 외에도 부채가 많은 상황에서 금리가 올라가는 부담도 존재하겠죠. 마지막으로 국채 시장에서 더욱 더 많은 국채를 사들여야 하니… 국채 시장이 사실 상 일본중앙은행의 무력에 의해 무력화되는… 시장 기능이 상실되는 문제가 생길 겁니다. 마지막으로 지난 7~8년간 계속해서 엔 약세와 저금리를 만들어왔는데… 그와는 반대 방향으로 갑작스럽게 틀게 되면.. 시장은 변화의 시작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겠죠. 일본은 저금리로 인해 엔 약세가 심화될 것이라 봤는데.. 갑작스레 엔이 강세로 전환되는 겁니다. 엔 강세 역시 일본에는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걱정이 앞서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중앙은행은 일본은 여전히 디플레의 늪에 빠져있고.. 부채가 많은 관계로 금리가 올랐을 때 충격이 크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죠. 그래서 마이너스 금리와 0.25%라는 YCC를… 그 많은 부작용이 있음에도 변화를 주지 않고 이어가고 있었던 겁니다. 환율 개입이라는 미봉책으로 버티면서… 연준의 피벗이 시작되는 그 순간을 기다렸을 수 있겠죠.

그런데요.. 저 역시 이걸 생각못했는데요… 연준은 지난 12월 FOMC에서 그런 얘기를 합니다. 이번 인플레이션은 상당히 끈질길 것 같다고.. 현재의 높은 금리를 상당 기간 이어가야할 것 같다라구요.. 그러면서 내년 금리 인상은 시기 상조라는 얘기를 합니다. 적어도 현 상황에서 연준의 금리 계획을 보면 안정적으로 낮은 레벨로 돌아오려면 2년은 소요될 것 같은 거죠. 어렸을 때 교과서 잃어버리고 새로 사는 게 귀챦다보니.. 안사고 버텼던 기억이 있습니다. 선생님께 혼날 것 같으니 옆 반에서 빌려온 거죠. 학기만 끝나면 더 이상 그 교과서 보지 않아도 되니까요.. 그런데요… 다음 학기에도 그 교과서를 계속 써야한다고 하면 얘기가 달라질 겁니다. 네… 헌책방을 뒤져서라도 교과서를 사와야 하겠죠(요즘 세대 분들은 공감하시지 못할 얘기일 듯 합니다.. T.T) 연준의 금리 인상도 인상이지만.. 높아진 금리를 장기로 끌고 간다고 하면… 임시 방편보다는 대응에 나서야 할 필요가 있을 겁니다. 네.. 그게 결국 일본의 변화를 만들어낸 것으로 보입니다.

연준의 How long 과 How high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일본 쪽은 생각도 못했네요… 시장이 기습을 당한 이유 역시 여기에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글이 이미 상당 수준 길어진 듯 한데요.. 내일  YCC 조절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말씀을 더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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